홍루몽. 2: 흩날리는 꽃잎을 묻고

저자
조설근 지음
출판사
나남 | 2009-07-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국내 최초 정통 중국문학 학자들의 완역본!중국 근대소설의 효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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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그 장면.. 보옥이가 대옥이로 착각해 습인을 껴안는 사건에서 여러 의견이 있더군요.

의견 모두 재미있었으나, 한편으로 왜 사람들이 그 부분에 관심을 갖는지 궁금했습니다.
엇갈리는 만남에서 오는 고통.. 아이러니에 인간은 자연스레 공명을 하는 것인가?

사람은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게 마련이죠. 좋으면 나쁜 일도 있고.. (아 갑자기 눈물이.. T.T)
대옥이가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에 찬탄하면서도 다시 흙으로 돌아갈 운명을 생각하니
주르륵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저 청승맞은 일이라 여길지 모르나, 영원히 아름답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만을 누리리라 기대하고 그 이면의 것을 보지 않기에 사람은 더욱 괴로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애써 보고 싶지 않은지도.. 대옥이나 습인이의 자연스레 주르륵 흐르는 눈물은.. 그 이치를 몸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습인이가 눈물을 흘린 까닭은 보옥이와 대옥이의 절절한 사랑.. 누가 누구와 이뤄지고 말고를 떠나서
만나면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자연의 운명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
그 어찌할 수 없어보이는 벽을 마주하고 그저 주르륵 눈물지을 수 밖에 없음을.

눈물 짓는게 별 일은 아닙니다. 자연스런 감정이지요.
다만 눈물에 파묻혀 있느냐.. 아니면 펑펑 울면서도 '그래 우는 게 당연하지' 하며 이런 마음을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은 참 다른 것 같습니다.

저도 한 청승했습니다. 즐거운 자리에 함께 어울리면서, 문득 이 자리도 곧 사라져 모두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며 순식간에 울컥한 적이 참 많았던 것 같네요. ㅎㅎ

그런데 그런 마음은 홀로 고립되게 하더군요. 헤어지고 괴로워할 것을 미리 걱정한 나머지
아무것도 못했지요. 그렇다고 이 세상에 살아있는 한 이별의 고통이 결코 없어지는 것이 아닌데도!
태도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고통이 있다면, 아주 다양한 질감의 고통을 경험해보자구~ ^^;

그래서 막 들이대려구요.. 하하~ 다양한 질감의 고통은 곧 다양한 질감의 기쁨을 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그걸 몸으로 체득하고 익숙해지도록 마음 먹으면 당당하고 풍부한 삶을 살 수 있겠습니다.

좀 삼천포로 빠진 듯 한데.. ^^;
홍루몽 동학 여러분, 4월의 봄날 만끽하셔요~ 이 봄날도 무려 1년이나 기다려야 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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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장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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