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토금수 오행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고전의 해석을 많이 인용하면 리라이팅이라 할 수 없고, 현대인의 입맛에 과하게 맞추면 본뜻을 훼손할 수 있습니다. 곡예꾼이 줄타기를 하듯 양편의 균형을 잘 잡아야 이해하기도 쉽고 원래 의미도 살릴 수 있는 재해석이 가능합니다. 저는 현대인이 관심을 가질만한 여러 사물들을 떠올려봤습니다. 그 중 학문에 주목했습니다. 만물은 음양과 오행으로 이루어져 있듯이, 글이란 것 또한 오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隨)나라 산술학의 대가인 소길(蕭吉)이 지은 오행대의는 오행학의 고전입니다. 오행대의에서는 오경(五經) 즉, 목(木)은 역경(易經)·화(火)는 예기(禮記)·토(土)는 서경(書經)·금(金)은 춘추(春秋)·수(水)는 시경(詩經)으로 오행을 각각 배속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하루가 멀다 하고 신간이 쏟아져 나옵니다. 도서가 각각 장르가 있듯이 거기에 담긴 기운 또한 서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오행을 배우는 까닭은 부족한 것은 채우고, 넘치는 것은 덜어내어 다섯 가지의 기운이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배움 또한 한 쪽으로 편중되어 접하면 지적 편식에 걸리기 쉽습니다. 다양한 음식물을 먹어 영양분을 고루 섭취하듯이 우리가 읽고 쓰는 책, 글도 마땅히 균형 잡혀야 바르고 건강한 정신이 설 수 있겠지요.

여기서 생각할 점은 어느 시대·순간을 막론하고 한 가지 기운이 융성한 시기에도 오행은 모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수시로 변동하기 때문에, 그 균형은 왜곡되기 일쑤입니다. 따라서 변화하는 오행의 흐름을 주시하며 각 기운의 태과불급을 조절하는데 음양오행을 배우는 까닭이 있습니다. 목 기운이 강성하면 적절히 금의 수렴하는 기운을 발휘해야 하듯, 나 자신 그리고 나를 둘러싼 가족·사회에 어떤 기운이 태과불급한지 알아차릴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데 이 공부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야 적절하면 적절한대로 살리고, 부족하거나 넘치면 이를 다스리는 기운을 쓸 수 있는 것이지요.

글을 쓰며 느낀 점은 오행은 고정되어 있는 명사(名詞)가 아닌, 움직이는 동사(動詞)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생(生)하고 극(克)하고 모()당하는 것이 동시다발로 벌어지기 때문에 복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또한 오행의 각 기운들은 나머지 4개의 기운을 모두 갖고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목 기운의 경우, 목(木)이 주(主)이면, 화토금수는 객(客)으로써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행을 깨닫는 게 어렵습니다. 언뜻 보면 서로 그 말이 그 말 같아 보이는 이유는 이런 까닭입니다.

   그러나 깊이 이치를 헤아린다면 결국은 그 묘한 원리를 체득하리라 기대합니다. 이 글도 그런 스스로의 바람 때문에 대책 없이 길어졌습니다(그나마 많이 줄였지만). 만물은 오행의 한 기운이 두드려져 뭉친 존재입니다. 새는 화(火)의 상승하는 기운이 뭉친 존재라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날개 덕분에 대기를 가르며 공중의 벌레를 잡아먹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날기 때문에 사냥꾼에게 노출되어 화살이나 총탄에 맞아 죽습니다. 극과 극의 현상입니다. 오행을 적절하게 혹은 과도하게 쓰는 얘기는 이것으로 요약됩니다. 머리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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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장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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