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빠진 게임 리뷰를 간략히 작성해보겠습니다.

홀드 더 라인(Hold the Line) 이라는 제목으로 Frederick's war라는 부제가 달려있습니다.



박스 전면



박스 후면



1.개요

게임 제목: 홀드 더 라인 : 프리드리히의 전쟁(Hold the Line : Frederick's war)

인원 : 2인용

플레이 타임 : 60~90분

난이도 : 쉬움


Hold the Line은 '전열을 유지하라!' 라는 느낌으로 해석되는데, 이 게임의 테마가 주로 라인 배틀(일렬로 죽 늘어서서 싸우는 방식)로 싸운 시대라 그런 것 같습니다. 멜 깁슨이 주연했던 패트리어트 : 늪속의 여우 영화를 보면 대략 감이 잡히실 듯. 게임하다보면 왜 전선을 꽉 잡으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쪽만 뚫려도 측면이 노출돼 위험해지거든요. ㅎㅎ



먼저 쏘는 자가 이긴다..!!



'홀드 더 라인'의 타이틀로 몇 개의 시리즈 게임도 있습니다. 오리지널인 '홀드 더 라인'은 미국 독립전쟁을 다뤘고, 확장으로 프렌치 인디언 전쟁이 있습니다. 또한 2018년에 출시된 최신판은 남북전쟁 테마입니다.



왼쪽이 홀드 더 라인 미국독립전쟁, 오른쪽이 프렌치&인디언 전쟁 확장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프리드리히의 전쟁은 스탠드 얼론 게임으로 7년 전쟁을 다뤘지요. 이 게임도 확장이 있는데 영국 자코바이트의 반란을 다뤘습니다. 참고로 이 확장은 프리드리히의 전쟁과는 별개의 테마입니다. 확장인 이유는 맵 보드와 지형 타일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왼쪽이 7년 전쟁 테마인 프리드리히의 전쟁, 오른쪽이 영국 자코바이트 반란 확장



2.게임의 주요 특징

일단 C&C(커맨드 앤 컬러스), 메모아44와 비슷한 전술 단위 워게임입니다. (제가 이 게임들을 해보지 않아 비교는 무리네요 ^^;) 보드판에 지형 타일이 깔리고,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군대를 이동시켜 적을 섬멸해 승점을 획득하는 방식이지요.



플레이 장면



처음 이 게임의 플레이 사진을 보고 별로 재미없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주얼적으로 딱히 아름답거나 어필하는 요소가 없더라구요. 뽀대 있는 미니어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밋밋한 카운터에 휑한 보드판하며 한마디로 겉보기엔 점수를 높게 주기 어렵습니다. 제 취향이 멋진 지도가 있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그냥 벌판만 있는 전술 워게임을 기피한 까닭이기도 했지요. C&C(커맨드 앤 컬러)나 메모아44도 같은 이유로 패스한 게임들입니다.


그런데 홀드 더 라인 : 프리드리히의 전쟁을 접하면서 이런 류의 게임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전술 단위 워게임의 매력을 느꼈다고 할까요.. 전략 단위 워게임을 할 때는 후방 최고사령부에서 지시를 내리는 참모총장의 마음이었다면, 전술 단위 워게임을 할 때는 전장에서 비바람을 느끼고 총칼 소리가 피부로 전해지는 지휘관의 심정이더군요.


즐겨 보는 국방TV의 '토크멘터리 전쟁사' 프로그램에서 최근 30년 전쟁을 주제로 방영했는데, 거기서 근세 유럽 전투의 세부적인 작전 전개 등을 묘사하는 것을 보며, '나도 한번 재현(시뮬레이션) 해보고 싶다!'라는 강렬한 욕구가 솟구쳤는데 이 게임이 딱 그 욕구를 해소시켜 주고 있습니다.



Facing(면)

일단 전투의 기본 중의 기본인 '우회해서 적의 측면 공격'의 공식이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영화만 봐도 서로 팽팽히 대치하다, 측면으로 기동해 적을 섬멸하는 것은 거의 정형화된 전술이라고 할 수 있죵. 워게임을 하면서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이런 측면 혹은 후방 공격이 구현된 게임은 별로 못 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워게임에서 정말 재현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기습'과 '방향' 개념의 설정인데, 기습은 블록 게임의 '전장의 안개' 혹은 카드 드리븐 게임의 '비공개된 카드 핸드'로 어느 정도 구현했습니다. 하지만 '방향'의 개념은 정말 드물게 본 것 같은데, 이 게임이 그 '방향'의 느낌을 잘 살린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홀드 더 라인 : 프리드리히의 전쟁'에선 기본 룰과 옵션 룰이 있는데, 저는 무조건 옵션 룰 다 포함해서 플레이하길 추천합니다. 옵션 룰에 Facing 개념이 있기 때문에 전술적인 선택지를 훨씬 늘려주고 재미 또한 배가됩니다.


예컨대 서로 마주보고 대치한 상태에선 이점이 없지만, 측면에서 공격하면 공격 주사위 화력에 +1을 추가하고 후방에서 공격하면 +2를 부여하는 어드밴티지가 적용됩니다. 또한 이 게임이 '라인 배틀'의 시대 아니겠습니까. 이 시대적 느낌도 반영해 공격 유닛이 서로 인접해 있으면(라인을 이룬 상태), 적을 공격할 때 공격 주사위 1개를 추가로 굴릴 수 있습니다. 또한 '포위' 개념도 있어서, 적을 샌드위치시켜 앞뒤로 공격하면 공격 주사위 화력+1이 됩니다. 위의 어드밴티지들은 전부 누적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전술 옵션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 흰색 유닛은 특수 유닛으로 Facing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반보병일 경우 앞뒤로 포위되어 있고, 한쪽으로 후방을 노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무지막지한 화력 세례를 받겠네요. 참고로 미니어쳐는 이 게임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


이러한 전술적 선택지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 게임은 꽤나 '자유도'가 높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작전을 계획해 실행해보는 것이죠.



AP시스템

기본적으로 액션 포인트(AP)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각 진영마다 AP를 부여받고 1AP당 1유닛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이동과 사격은 1AP이지만, 보병의 Close attack(백병전)과 기병의 Charge(돌격)는 2AP로 비용이 비쌉니다.


비싼만큼 공격력은 강합니다. 단, 보병의 Close attack은 AP 비용을 지불하고 사기(MP) 체크를 통과해야 가능합니다. 사기가 높아야 돌격을 감행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리더 유닛의 존재가 중요합니다. 리더가 유닛과 함께 놓여 있으면 사기 수치를 더해줍니다. 지휘관의 일장연설로 장병들의 사기를 충천하게 만드는 것이라 보면 되겠네요.





파란색 프리드리히 리더 유닛이 보병의 사기를 올려 돌격을 명령합니다. 잘 안 보이지만 프리드리히의 지휘능력은 3이고, 보병의 현재 사기는 3입니다. 보정받아 6인데, 사기 체크 주사위 굴림에서 6은 보정과 상관없이 무조건 실패입니다. 따라서 1~5까지 굴리면 성공이죠. 이 상황에선 6을 굴려서 실패했습니다.. ㅎㅎ





기병의 Charge는 따로 사기 체크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병 돌격은 적과 인접한 상태에선 할 수 없는 제약이 있습니다. 기병돌격은 추진력을 받아야 위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거리를 둬야 가능합니다. 우측 흰색 2짜리 중기병이 돌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기병은 2칸 거리까지 돌격할 수 있습니다. 왼쪽의 파랑색 기병과 흰색 기병은 서로 인접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돌격할 수 없습니다.



SAND BOX GAME

샌드박스 게임 같다고 한 것은, '나만의 전투'를 만들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지형 타일이 주어지기 때문에 원하는 전투 시나리오를 구성해볼 수 있습니다. 기본 게임에는 시나리오가 8개인데, 7년 전쟁의 시대를 좋아하는 덕후들이 이미 많은 셀프 시나리오를 제작해 긱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각각의 전투를 개별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인데, 7년 전쟁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캠페인 모드'도 제공합니다.


그리고 7년 전쟁보다 앞선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의 시나리오도 배포되어 있습니다. '마리아' 게임으로 알려진 시대지요.



3.레퍼런스





독일 제2제국의 역사학 교수인 한스 델브뤼크가 저술한 책입니다.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4번째 책이 근세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나름 희귀도서인데, 전투를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근세 유럽 전투에 대해 관심있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4.전반적 소감

-5쪽 분량의 간략한 룰

-자유도 높은 게임성

-시대적 테마를 잘 살림

-짧은 플레이 타임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음

-자작 게임의 욕구를 불러 일으킴


Posted by 지장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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