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포드의 Black 컬러



  “당신이 좋아하는 어떤 색상의 자동차도 구입할 수 있소. 그것이 검은색에 한해서라면 말이오. 이렇게 말한 이는 다름아닌 미국 자동차 산업의 아버지라 불리는 헨리 포드였다. 3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였던 포드는 오늘날 그 위상이 많이 하락했지만, 산업화에 막 들어선 20세기 초에는 근대 제조업의 규범으로 통했다. 포드의 성공 비밀은 표준화였다. 컨베이어 벨트로 상징되는 대량생산체제는 당시 미국 노동시장 조건과 실용주의 가치관과 맞물려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포디즘은 이제 흘러간 과거의 유산에 불과하다.


맥도널드

맥도널드의 Red & Yellow 컬러



삼성

삼성의 Blue 컬러



바디샵

바디샵의 Green 컬러



  21세기의 기업들이 브랜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성공의 비밀은 개인을 위한 맞춤제작과 개성의 창출에 달려있다. 컬러 스마트의 저자인 미미 쿠퍼는 제품에 대한 첫인상의 60%가 색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소비자는 색상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맞춤경험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에 따라 색에 관한 기업과 소비자의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색은 생리적 각성과 정서적 경험을 동시에 유발하는 강력한 마케팅 단서이다. 또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다. 삼성의 상징색인 파랑, 맥도널드의 빨강과 노랑으로 이뤄진 입간판과 황금색 아치, 바디샵의 초록빛 매장을 살펴보면 각각의 색은 연관된 기업과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연상시키고 특정 이미지와 정서를 유발한다. 오감 중에서도 시각은 인간이 외부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지배적인 감각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시각을 통해 받아들인 색상은 브랜드 경험의 구성 요소로서 아름다움, 지속성, 생생한 느낌 등을 경험하게 하는 핵심적인 도구이다. 다시 말해 색상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핵심적인 정보를 인지하게 하는 신호로 작동한다. 기업의 기술력은 갈수록 평준화되었고 가격경쟁이 한계를 드러낸 시점에, 기업들은 디자인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감성을 활용하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았다. 그 중에서도 색상이 제품선택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부상한 것이다.


티파니

티파니의 Skyblue 컬러



까르티에

까르티에의 Pink 컬러



에르메스

에르메스의 Orange 컬러



  색은 제품이나 기업의 특징에 맞는 상징적 색상 선택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차별화를 추구한다. 회사나 브랜드의 로고와 포장은 고유색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전달에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된다. 실제로 세계적인 브랜드는 하나같이 상품용기나 포장지에 고유색을 사용, 소비자에게 특정상표 사용에 대한 자부심을 부여한다. 티파니의 하늘색, 샤넬의 검정색과 금색, 까르티에의 붉은 와인색, 에르메스의 주황색 포장지와 상자 등이 그것이다. 또 세계적으로 이름난 정기 간행물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표지색으로 표지를 꾸미고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한 가지 색을 고수해온 결과, 사람들에게 색으로 각인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타임은 빨강색,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노란색, 독일의 슈피겔은 주홍색, 지오는 크롬그린을 사용하여 독자가 색만으로 한눈에 그 책을 알아보게 한다.

타임

타임의 Red 컬러



내셔널 지오그래픽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Yellow 컬러



지오

지오의 Green 컬러



  이렇게 색이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와 의미를 상징하는 시대에 포드의 관점은 그야말로 전근대적이다. 포드는 색채를 기능성과 경제성이라는 실용주의적 사고로 바라봤다. 색을 자동차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개념으로 보지 않고, 차체의 내구성을 증대시키는 부식방지 처리를 위한 수단 정도로 간주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GM과 크라이슬러 등의 경쟁사들이 다양한 색상의 차체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아 가자, 포드도 다양한 컬러의 모델을 통해 오랫동안 지켜온 정책에 일대 수정을 가하게 된다. 색이 우위인 시대로 비로소 들어선 것이다.

참고문헌
- 컬러마케팅 / I.R.I 색채연구소 / 영진닷컴
- 색채와 디자인 비즈니스 / 권영걸 / 국제
- 색의 유혹 1, 2 / 에바 헬러 / 예담
- 디자인 + 마케팅 / 이장우, 김보영 / 21세기북스
- 감성디자인 감성브랜딩 / 마크 고베 / 김앤김북스
- 오감 브랜딩 / 마틴 린드스트롬 / 랜덤하우스 중앙
- 정서마케팅 / 안광호 / appletree tales

Posted by 지장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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