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블로그 마케팅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세이하쿠 (매일경제신문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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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히어로즈가 해외 유명 블로거의 사례라면, 이 책은 말그대로 '한국형'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히어로즈가 조금 포괄적인 내용을 다뤘다면, 한국형 블로그 마케팅은 조금 더 깊이 들어간다.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냥 '취미'로 블로깅을 하는 것에서, 블로그라는 미디어 Tool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마케팅해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런 면에서 책 소개 순서는 맞는 듯 하다. 블로그를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에게, 블로그로 마케팅을 하네 마네 하면 처음부터 기가 질린다. 뭐든지 어깨에 힘을 빼야 잘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체육선생님이 매번 하시던 말씀. '힘을 빼라고, 릴랙스하게~' 그러나 이제는 '마케팅'을 해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니 긴장 좀 해도 좋을 듯 하다.

  첫번째는 블로그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다.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할 때 고민은 '무엇을 주로 이야기할 것인가'이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포스팅한다면, 일기장 같았던 싸이월드나 펌질로 범벅이 된 예전 블로그와 다를 게 없다.

하나의 그릇에 모든 것을 다 담아 놓으려는 발상은 지극히 공급자 중심이며, 검색 로봇은 물론 네티즌의 환영도 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은 짬뽕이 고급 음식이 아니라 저가의 대중 음식이라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이질적인 요소를 섞는 것도 정도 껏이다. 일관성이 있고 큰 주제에 맞아야 가치가 생긴다. 책을 보자. 어떤 책을 선택할 때, 원하는 내용만 콕콕 얻기를 원한다. 그런데 책 내용 중 뜬금없는 내용이 페이지를 잡아먹고 있다면 돈이 아까울 것이다. 개인 일기장이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잡다한 주제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이름난 사람들의 글 묶음이 호응을 얻는 일이 있다. 얼핏 보기에 그 글들은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나, 글쓴이 자체가 이미 하나의 일관된 브랜드이기 때문에 팔린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다. 유명인이 쓴 일기장은 그 사람의 독특한 브랜드만으로 매력적이다. 이를테면 '김연아의 비밀일기'는 어떤가. 김연아급이 아닌 익명의 당신이 알려지기 위해선, 대중이 원하는 바를 알아야 한다. 그것은 간단하다.

네티즌이 특정 블로그를 방문하는 프로세스를 살펴보아도 결국은 검색 키워드로 귀결되는데, 네티즌은 그에 관련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보고자 할 것이다. 세크먼트된 고급 고객이 아닌 파악조차 되지 않는 클릭 수는 무의미하다.

  방문자수가 많다고 좋아할 것인가? 나는 조회수와 추천수, 그리고 방문자수에 대해 회의적이다. 하루에 몇 백명씩 방문객이 오는 블로그는 모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 여기서 말하는 '수익'이란 광고수익 같은 자잘한 것이 아닌, 기업체가 마케팅 대상으로 당신의 블로그를 인식하느냐의 문제이다.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수익원은 '출판'이다. 당신의 블로그 콘텐츠를 책으로 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곧 블로그의 마케팅 가치이다.

블로그의 아이덴티티를 단일 키워드로 설정하고, 그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블로그가 되는 지름길이다.

  하나의 접시에 하나의 요리만 담아라. 자신의 블로그가 '~~대표 블로그'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는 것이 주위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자료를 재가공해야 한다. 한 우물을 파면 검색엔진 또한 당신의 블로그를 자연스럽게 '~~대표 블로그'로 인식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더욱 많이 찾아온다. 선순환의 발생이다.

퀄리티 있는 블로거로서의 가장 큰 자질인 목표 키워드를 사랑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며, 무엇보다 웹에서 다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은 적어도 검색 엔진의 결과에서 최상단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맥락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결국 블로거들의 가치는 도를 닦는 심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유지시켜 가는 데 있다. 이제 카테고리를 하나로 만들고 펌질했던 모든 콘텐츠를 지우고 스스로의 마음속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가 선택한 주제가 하잘 것 없다고 속단하지 마라. 내가 선택한 주제를 도대체 누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의심부터 할 필요는 없다. 얼마전 나는 평일 오전에 외딴 시골버스터미널에서 집으로 오는 시외버스를 탄 적이 있다. 이 시간에 나 혼자 타고 가겠지 생각했으나, 그 이른 시간에도 함께 가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 세상의 인구는 당신 생각보다 훨씬 많다. 당신의 유치한 관심사도 들어줄 사람이 널렸다. 롱테일 경제학 이론이 그 증거다. 이제 키워드를 하나로 모아 깊고 다양하게 콘텐츠를 작성하는 일이 남았을 뿐이다.

2009/01/27 - [내가 읽고 싶은 글 쓰기] - 블로그 히어로즈 - 2
2009/01/26 - [내가 읽고 싶은 글 쓰기] - 블로그 히어로즈 - 1
Posted by 지장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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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부터 '선물'에 대한 주제로 두번째 포스팅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지금, 문득 오늘이 연인에게 '선물'하는 대표적인 날이라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이것도 우연의 일치일까요?

1. 정성은 누구의 입장에서 비롯한 것인가.

  저는 Hand-made한 선물을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중학교 때는 아버지 친구분 딸내미를 짝사랑해 팝송 테잎을 녹음해서 건네주었지요. 그때만 해도 이 녹음하는 작업이 참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인지라, 60분 짜리 한 개 완료하면 손가락이 저릴 정도였습니다. 디카의 보급과 함께 싸이월드 등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Hand-made 선물은 진화합니다. 요즘이야 사진을 인화해 이쁘게 디자인까지 해서 전해주는 서비스가 널렸습니다만, 저는 진작에 이런 선물을 만들어서 주곤 했지요. 약간은 스토커 기질이 농후한 이 방법은, 싸이에 흩어진 선물받을 사람의 사진을 모조리 수집한 후 출력해 앨범을 꾸미는 것이었습니다. 뒷날 생각해보니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했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성보다는 '소름'을 유발했을 것 같습니다. ^^ 선물을 받는 사람 입장이 아니라, 주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한 탓이지요.

2. 벤저민 프랭클린의 일화

  설득의 심리학 2는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프랭클린은 다른 의원의 정치적 반대와 적의 때문에 불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의 적의 존경과 우정을 얻었다고 한다.

나는 그의 서재에 진귀한 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그 책을 찬찬히 읽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하고, 빌려주는 호의를 베풀 수 있는지 물었다. 그는 즉시 책을 보내주었다. 일주일쯤 지난 후, 나는 구구절절 호의에 감사하는 편지를 적어 책과 함께 돌려주었다. 그 후 의회에서 마주쳤을 때, 그는 내게 말을 걸었고,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전에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이 후 무슨 일에든지 기꺼이 나를 배려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이것은 내가 알고 있던 격언이 진실이라는 것을 증명한 예이다. 즉 "당신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사람은 당신이 친절을 베풀었던 사람보다 다시 당신에게 친절을 베풀 가능성이 더 크다."

  이 이야기는 참 아찔한 통찰을 줍니다. 대개 우리는 상대방의 환심을 사기 위해, 먼저 선물을 주거나 호의를 베풉니다. '내가 이만큼 잘해줬으니, 얘도 나에게 잘하겠지.' 하는 마음인 것이지요. 물론 친절하게 대하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으나, 진정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게 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상대방이 나에게 그닥 관심이 없다면, 이른바 돈은 돈대로 들고 '무한 삽질'할 가능성이 높지요. 우리의 목표는 상대방 (여기서는 좋아하는 이성이라고 합시다)을 나에게 넘어오도록 하는 것이고, 그 목표수립 과정을 출혈없이 빠르게 달성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3. 상대방이 나에게 호의를 베풀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라.

  이런 것입니다. 고전적인 예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공부를 가르쳐 달라는 핑계로 부탁을 해 도움을 받는다. 사람들은 도움 요청을 쉽게 거절하지 못합니다. 사소한 부탁일수록 들어줄 수 밖에 없지요. 친절을 베풀게끔 유도를 하면, 그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마치 프랭클린의 적처럼 말입니다.

내가 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도우려고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는 거지? 어쩌면 프랭클린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 생각해보면 다른 장점이 분명히 있을거야..

  도움을 받으면, 나 또한 상대에게 선물을 하는 등의 액션을 자연스럽게 취할 수 있습니다. 그냥 덮어놓고 선물 공세하는 것과 천지 차이인 것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제가 요즘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직 '주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들인 정성만큼의 효과를 별로 못 보는 듯 하더군요. 주건 말건 그냥 그려려니~ 하는 모습에 힘이 빠지기도 했지요. 그래서 어쩌면 좋을까 궁리하던 차에 이런 사례를 접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무한 삽질'은 그만두고, 그 사람이 나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 수 있도록 전략을 다시 짜야 겠습니다. 상대가 나에게 친절한 행동을 하게끔 유도하는 것은, '관여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제가 Hand-made로 선물하는 것과, 그냥 사서 주는 것의 '관여도'의 차이는 무척 큽니다. 당연히 직접 손으로 만드는 것이 더 소중하고, 받는 사람을 생각하게 되지요. 프랭클린의 전략은 나에 대한 관여도 (관심)가 낮거나 부정적으로 높은 사람의 인식을 뒤집는 방법인 것입니다. 무작정 선물하지 말고, 상대를 먼저 끌여들여라. 제가 실험해보고 알려드리겠습니다. ^^

2009/01/05 - [내가 읽고 싶은 글 쓰기] - 즐겁고 낭만적인 방법으로 선물하기
Posted by 지장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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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Pay it forward는 우리말로
다음 사람에게 베풀기 혹은 나눠주기를 뜻한다. 이 문구가 유명해진 것은 미국의 작가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의 동명소설에서 비롯한다. 우리에게는 The Sixth Sense에서 소름 돋는 연기를 선보인 아역배우 할리 조엘 오스먼트와 오스카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원제 Pay it forward라는 영화로 친숙하다. 영화의 주인공 트레버 (할리 조엘 오스먼트)는 시모넷 선생 (케빈 스페이시)에게서 세상을 바꿀 만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실천에 옮겨라라는 과제를 받는다. 트레버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일명 사랑의 피라미드의 실천. 다단계 피라미드처럼 내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 3명을 도와주고, 도움을 받은 이 역시 자기 주변의 사람 3명을 도와주는 방식이다. 다단계 피라미드가 탐욕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트레버의 피라미드에는 사랑과 나눔이 자리한다.

보금자리를 뜻하는 해비타트에서 짓는 집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해비타트의 창설자인 밀러드 풀러는 그의 책 More than houses에서 집은 마치 식물에게 있어 토양처럼,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원하는 대로 발전하고 성장하게 할 최초의 안전한 장소라고 말한다. 집은 우리에게 무엇을 제공하는가? 집을 얻게 되는 부모들은 새로운 삶의 동력을 찾는다. 아이들은 이제 자신 있게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자신이 직접 지은 집이라고 자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무너져가던 가정 공동체가 복원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드넓은 대지가 아무런 조건 없이 씨앗에게 양분을 공급하듯, 사랑으로 지어진 집은 이렇게 수많은 사람에게 인생의 희망을 북돋는다. 집이 세워지는 것은 사람이 산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한 가족의 탄생을 예고한다. 가족의 탄생은 이웃의 존재를 동반하고, 이웃의 확장은 공동체의 형성을 예감한다. 트레버의 사랑의 피라미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듯, 집이라는 한 점 (點)을 찍는 일이 건강한 사회공동체를 구성하는 출발점이 된다. 실제로 해비타트의 활동을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시골에서 출발한 그 운동은 이제 전세계 약 79개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다.

밀러드 풀러

지난 2월 3일 별세한 해비타트 창설자 밀러드 풀러


풀러의 이 같은 사랑의 피라미드 Pay it forward의 정신에 충실한 것이었다. 자기만 생각하던 백만장자 사업가는 타인과 더불어 나누기를 통해 자신의 소명을 발견했다. 그리고 훌륭하게 그것을 실천에 옮겨 많은 사람들이 그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다. 독일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는 말했다. 영원히 살 것처럼 열심히 일하라. 너의 목표가 옳다면 누군가 너의 깃발을 이어받아 계속 전진할 테니까. 풀러가 시작한 사랑의 집은 오늘도 지구촌 곳곳에 세워지고 있다. 풀러의 Pay it forward 깃발을 이어받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니, 그는 분명 옳았으며 또한 행복한 사람이리라. 행복한 인생을 살다간 그를 축복하고, 그의 영면을 진심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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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장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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